미국, 미성년자 보호법 강화로 성인도 대규모 온라인 신원 인증 요구
- 8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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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에서 미성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법률이 시행되면서, 수백만 명의 성인 이용자들까지 온라인 콘텐츠 접근 시 의무적인 연령·신원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용자 반발과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커지며 “인터넷의 개방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절반가량의 주가 성인 콘텐츠 사이트, 온라인 게임 서비스, 소셜미디어 플랫폼 등에서 미성년자 접근을 차단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시행하거나 추진 중이다. 이로 인해 플랫폼들은 모든 이용자에게 연령 확인 절차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 플랫폼들, 얼굴 분석·신분증 스캔 등 다양한 인증 방식 도입
디지털 신원 인증 기업 주미오(Jumio)의 조 카우프만 글로벌 프라이버시 총괄은 “주별 규제가 기술적 요구사항과 준수 기준에서 크게 다르다”며 “규제가 여러 방향으로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디스코드는 올해 2월 전 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의무 연령 인증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디스코드는 얼굴 분석을 기기 내에서 처리하고 제출된 데이터는 즉시 삭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지만, 이용자들은 셀피나 정부 발급 신분증 제출 요구에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디스코드는 도입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연기했다.
성인 콘텐츠·도박·금융 서비스 사이트들은 이미 정부 발급 신분증 스캔과 실시간 얼굴 매칭을 요구하는 강도 높은 인증 절차를 사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AI 기반 얼굴 인식·연령 추정 모델을 활용해 몇 초 만에 나이를 판별하는 방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 “안전과 편의성 사이의 균형이 과제”… 그러나 이용자들은 “침해적”
신원 인증 업체 소큐어(Socure)의 리브카 거위츠 리틀 최고성장책임자는 “미성년자를 철저히 차단하면서도 성인 이용자에게는 최소한의 불편만 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데이터 수집이 과도해질수록 이용자 반발도 커진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법률 전문가 하이디 하워드 탠디 변호사는 “이용자에게 또 다른 방식의 신원 제출을 강요하는 것은 침해적”이라며, 일부 이용자들이 선불카드나 대체 인증 수단을 사용하거나 불법 유통 채널로 이동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는 결국 온라인 콘텐츠의 해적판 확산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대규모 신원 데이터 집중… 해킹·정부 요구 위험도 증가
많은 경우 신원 데이터는 플랫폼이 아닌 제3자 인증 업체가 처리·보관한다. 이는 데이터 집중으로 인한 보안 위험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초 디스코드는 제3자 서비스 해킹으로 약 7만 명의 신분증 이미지가 유출됐다고 밝히며, 민감한 정보 저장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전자프런티어재단(EFF)의 몰리 버클리 분석가는 “연령 인증은 이름, 얼굴, 생년월일, 주소 등 가장 민감하고 변경 불가능한 정보가 온라인 활동과 연결되는 구조적 변화를 초래한다”며 “이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터넷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 규제 당국 “미성년자 보호가 우선”… 그러나 이용자 통제권은 제한적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기업들이 수집한 정보를 최소한으로 사용해야 하며, 데이터 보관 기간과 보안 기준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TC는 연령 인증 기술이 부모의 자녀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기업은 기존 소비자 보호 규정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용자들이 실제로는 이용약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법 집행기관의 정보 요구에 기업이 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탠디 변호사는 “기업이 3년 보관을 약속한다고 해도 이는 최소 보관 기간일 뿐”이라며 “3년 후 하루 만에 모든 데이터를 삭제한다는 약속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기업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아
신원 인증을 제3자 업체에 맡기더라도, 플랫폼 자체 서버를 거치는 과정에서 기업은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탠디 변호사는 “기업은 계약과 보험을 통해 위험을 분산할 수 있지만, 시스템이 자사 인프라와 상호작용하는 이상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기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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