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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칼럼>흔들리는 대학의 가치, 변하지 않는 부모의 마음

  • biznewsusa
  • 8월 18일
  • 2분 분량

미국 사회에서 대학교육의 가치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학비는 치솟고, 취업은 어려워지며, 대학 졸업장이 과연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갤럽과 루미나 재단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는 흥미로운 현실을 보여준다. 대학교육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다수 미국 부모들은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길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18세 미만 자녀를 둔 미국 부모의 59%가 고교 졸업 직후 자녀의 대학 진학을 원한다고 답했다. 이 중 40%는 4년제 대학을, 19%는 2년제 또는 커뮤니티 칼리지를 선호했다. 대학 외의 진로를 선호하는 부모들도 상당수 있었지만, 직업훈련 프로그램(16%), 군 입대(5%), 바로 취업(6%), 진로 결정 유예(13%) 등을 모두 합쳐도 대학 진학 선호도를 넘지 못했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한 통계를 넘어 미국 사회의 깊은 신념을 반영한다. 대학교육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여전히 대학 졸업장이 자녀의 미래에 가져다 줄 경제적 혜택과 사회적 지위를 믿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정치적 성향에 따른 뚜렷한 차이다. 민주당 지지 부모의 73%가 대학 진학을 선호한 반면, 공화당 지지 부모는 48%에 그쳤다. 4년제 대학 진학을 가장 선호한다고 밝힌 비율은 더욱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 53%, 무당파 40%, 공화당 27%로 나타났다.

이런 차이는 단순한 교육관의 차이를 넘어 미국 사회의 정치적 분열이 교육 분야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보수층에서는 대학이 진보적 이데올로기의 온상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실용적 기술 습득을 통한 즉시 취업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진보층에서는 고등교육을 통한 비판적 사고력 향상과 전문직 진출을 더 중시한다.

부모의 학력 수준에 따른 차이는 더욱 극명했다. 학사 학위 이상을 가진 부모의 75%가 자녀의 대학 진학을 선호한 반면, 대학 학위가 없는 부모는 50%였다. 4년제 대학 진학 선호 비율은 대졸 부모 58%, 비 대졸 부모 30%로 거의 두 배 차이를 보였다.

이는 교육의 세대 간 전수 효과를 여실히 보여준다. 대학교육의 혜택을 직접 경험한 부모들은 그 가치를 더 확신하며, 자녀에게도 같은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 반면 대학 경험이 없는 부모들은 실제적이고 즉시 활용 가능한 기술 습득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부모들의 선택이 과연 합리적일까?

현실적으로 대학교육의 투자 대비 효과에 대한 의문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학자금 대출 부담은 늘어나고, 대학 졸업 후에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인문학이나 예술 분야 전공자들의 취업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갤럽의 별도 조사는 흥미로운 변화를 포착했다. 최근 미국인의 42%가 고등교육에 대해 "매우 신뢰" 또는 "상당히 신뢰"한다고 답했으며, 이는 2년 전보다 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작년 32%에서 올해 23%로 감소했다. 이런 상승세는 지난 10년간 처음으로 확인된 반등이다.

이런 현상은 무엇을 의미할까? 대학교육에 대한 근본적 신뢰는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이다. 비록 방식과 내용에 대한 비판은 있지만, 고등교육이 개인의 성장과 사회 발전에 기여한다는 믿음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다만 대학들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스스로를 혁신해야 할 책임이 있다. 단순한 학위 수여 기관을 넘어 실질적인 역량 개발과 취업 연계, 평생학습 체계 구축 등 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결국 대학교육의 가치 논쟁은 단순히 찬반으로 나눌 문제가 아니다. 어떤 대학교육이 개인과 사회에 진정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교육을 어떻게 모든 계층에게 공평하게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모들의 변하지 않는 기대는 곧 우리 사회가 대학교육 개혁에 더욱 진지하게 임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최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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