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기자 칼럼]명문대 졸업장, 더 이상 취업 보증수표 아니다
-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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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3~4년 전만 해도 미국 명문대 컴퓨터 사이언스 졸업생들은 졸업 전부터 복수의 오퍼를 손에 쥐었다.
구글·메타·아마존이 수십만 달러 패키지를 들고 캠퍼스 리쿠팅에 나섰다. 지금은 다르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팬데믹 시기의 과잉 채용이 부메랑이 됐고, 금리 인상으로 스타트업 투자가 급격히 위축됐다.
그리고 결정타는 AI였다. 생성형 AI는 주니어 개발자가 담당하던 반복 코딩·테스트·문서화 작업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AI가 주니어 열 명 몫은 한다"는 논리로 신규 채용을 줄였다.
아이러니한 점은 학벌의 가치가 무너진 게 아니라 '평준화'됐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명문대 졸업장이 서류심사 통과의 열쇠였다.
지금은 명문대 출신들이 넘쳐나면서 학벌은 더 이상 변별력이 없다.
면접관 앞에 앉은 지원자 열 명 중 아홉이 상위권 대학 출신이면 결국 이를 가르는 건 다른 무언가다.
실제 현업 채용 담당자들이 꼽는 변별 요소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깊이 있는 프로젝트 경험— 수업 과제가 아닌, 실제 사용자가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해본 이력.
둘째는 특정 도메인에서의 전문성— MLOps, 보안, 분산 시스템 등 남들이 피하는 영역에서의 입증된 역량.
셋째는 소통·협업 능력인데 이는 코딩 테스트가 아닌 실무 인터뷰와 포트폴리오로만 드러난다.
냉정하게 보자. AI 도구를 활용할 줄 아는 '평균적인' 개발자의 가치는 앞으로도 계속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AI가 풀지 못하는 문제— 시스템 설계, 비즈니스 맥락을 이해한 기술 판단, 팀을 이끄는 리더십의 가치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재학 중이라면 지금 당장 오픈소스 기여를 시작하거나, 실제 사용자가 쓰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만들어라.
졸업을 앞뒀다면 대기업 공채만 바라보지 말고 중견·스타트업의 계약직·인턴으로 현장 경험을 쌓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이미 졸업했다면 공백기를 숨기려 하지 말고 그 시간에 무엇을 배웠는지를 증명하라.
학교가 더 이상 경력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은 어떻게 보면 오히려 기회다.
학벌이 아닌 역량으로 승부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출발선이 같아진 곳에서 누가 더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느냐가 진짜 경쟁이다.
명문 공대 졸업장은 이제 경주의 출발 신호탄이 됐다. 결승선은 여전히 먼 곳에 있다.
그리고 그 거리를 줄이는 것은 더 이상 학교가 아닌 본인의 몫이다. <김기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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