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칼럼]일하기 싫은 당신, 정상입니다
- 1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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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알람이 울린다. 눈을 뜨는 순간 이미 피곤하다.
몸이 아닌 마음이. 오늘도 회의, 메일, 보고서, 그리고 왜 하는지 모를 일들의 연속. 침대에서 일어나며 드는 생각 하나, "나는 왜 이걸 해야 하지?"
이 감정을 느끼는 당신에게 세상은 말한다. 게으르다고. 의지가 없다고. 노력이 부족하다고.
그런데 정말 그럴까.
먼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일하기 싫다'는 감정은 크게 세 가지 중 하나에서 온다.
첫째, 이 일이 나와 맞지 않을 때. 적성과 무관한 일을 10년째 하고 있다면 몸이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건 당연하다.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나침반이다.
둘째, 번아웃 됐을 때. 너무 열심히 한 사람이 결국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역설. 번아웃은 무기력한 사람에게 오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오래 너무 많이 쏟아부은 사람에게 찾아온다.
셋째, 일 자체가 문제가 아닐 때. 상사, 조직문화, 인간관계, 수면부족, 삶의 의미 상실 — 이중 하나만 잘못돼도 어떤 일도 하기 싫어진다. '일'이 문제가 아니라 '환경'이 문제인 것이다.
일은 하기 싫은데 다른 무언가에는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경험이 있다면 그건 게으름이 아니다.
그건 방향이 잘못된 것이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이것을 '플로우(Flow)'라고 불렀다.
어떤 활동에 완전히 몰입해 시간이 사라지는 상태. 이 상태는 아무 일에서나 오지 않는다.
자신의 능력 수준과 도전 수준이 맞아떨어질 때, 그리고 그 활동이 자신에게 의미 있을 때 온다.
당신이 죽어도 일하기 싫다면 먼저 물어라.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언제 시간 가는 줄 몰랐는가? 그 활동은 무엇이었나? 거기에 실마리가 있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한다"는 말은 50%만 맞다.
살아가기 위해 어떤 일은 해야 한다. 그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죽어도 하기 싫은 일을 죽을 때까지 하는 것"이 미덕이라는 말은 거짓이다. 세상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버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들이 특별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그들 대부분은 하기 싫은 일을 계속하다가 결국 방향을 틀었거나, 처음부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는데 진지하게 시간을 투자한 사람들이다.
하기 싫은 일을 참고 견디는 것만이 성숙이 아니다.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는 것도 용기 있는 선택이다.
현실은 냉정하다. 모기지가 있고, 렌트비가 있고, 가족이 있고, 자녀가 있고, 당장 통장 잔고가 문제다.
이상적인 말만으로는 월요일 아침이 해결되지 않는다.
출근 전, 퇴근 후 단 한 시간이라도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것에 써라.
그 한 시간이 하루의 나머지를 버티게 해주는 산소가 된다.
"그냥 다 싫어"가 아니라 어떤 업무가, 어떤 사람이, 어떤 상황이 가장 힘든지. 적어보면 의외로 핵심이 좁혀진다. 문제가 좁혀지면 해결책도 보인다.
지금 이 일을 5년 뒤에도 하고 있다면 그 삶이 괜찮은가? 견딜만한가, 아니면 상상만 해도 무너지는가?
그 감각이 지금 내려야 할 결정을 알려준다.
일하기 싫다는 감정에 죄책감을 느끼지 마라. 그 감정은 당신이 나쁜 사람이라는 신호가 아니다. 지금 있는 자리가 당신에게 맞지 않거나, 너무 오래 혼자 버텨왔다는 신호다.
인간은 원래 의미 없는 일을 오래 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그 사실에 가장 솔직하게 반응하고 있는 게 당신의 몸과 마음이다.
일하기 싫다는 감정을 없애려 하지 말고, 그 감정이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지 들어봐라.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곽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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