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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도 ‘조기 결혼’ 바람… Z세대, 불안 속 ‘안정’ 선택

  • 3월 19일
  • 2분 분량


앨라배마주에서 자란 한 여성은 어린 시절 웨딩드레스에 집착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풍성한 튤 스커트와 커다란 리본이 달린 드레스를 입고 집에서 빙글빙글 돌던 그 순간은 단순한 놀이였지만 어머니는 딸이 “결혼에 집착하는 여성”이 될까 우려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 그 우려는 더 이상 특정 지역이나 문화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올 봄 아이비리그 예일 대학 졸업을 앞둔 이 여성의 SNS는 결혼 관련 콘텐츠로 가득하다.

약혼 반지를 자랑하는 영상통화 캡처부터 정성스럽게 꾸며진 청첩장과 브라이덜 샤워 사진까지 결혼은 또 하나의 ‘성취’처럼 소비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최상위권 대학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녀가 재학 중인 예일을 비롯한 아이비리그는 그동안 결혼과 거리가 먼 집단으로 여겨져 왔다.

실제로 뉴욕타임스(NYT)는 2018년 보도에서 아이비리그 졸업생들이 결혼 가능성이 낮은 집단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다. 일부 학생들은 여름방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며 이미 결혼한 상태이기도 하다.

“연애에 서툴다”는 고정관념과 달리 이들은 결혼을 학업이나 취업처럼 하나의 목표로 접근하고 있다.

데이터도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한다. 메릴랜드 대학의 사회학자 아리엘 쿠퍼버그는 44개 대학, 1만 4000명 이상의 학부생을 분석한 결과 2019년 이후 대학생 결혼 비율이 약 33%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더 종교적이고 사회적으로 보수적인 경향을 보인다”며 “조기 결혼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캠퍼스 내 종교 및 보수 성향 단체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예일 대학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버클리 연구소 회원 수는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증가했으며, 종교행사 참여도 역시 눈에 띄게 늘었다. 대학 관계자들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정치적·사회적 불안과 전통 가치 회귀를 지목한다.

예일대 대학 채플린은 “과거 학생들은 세상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이 있었다”며 “지금 세대는 불확실한 국제 정세 속에서 결혼을 통해 안정감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학생들 역시 이러한 흐름을 체감하고 있다.

한 예일 대학 4학년생은 대학 입학 직후부터 15년 계획을 세우고 취업, 약혼, 주택 마련, 출산 시기까지 구체적으로 설계했다. 그는 “빠르고 명확한 결정이 성공적인 계획을 만든다”며 결혼 역시 철저한 계획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정치권에서도 적극적으로 장려되고 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학 내 ‘링 바이 스프링(졸업 전 약혼)’ 문화를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캠퍼스 내 결혼식 허용, 혼전 교육 확대, 기혼 학생 주거 지원 등이 주요 내용이다.

또한 보수 운동가였던 고 찰리 커크는 한 행사에서 여학생들에게 “MRS 학위(결혼을 목표로 한 대학 생활)를 되살려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시대적 불안과 가치관 변화가 결합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결혼이 개인의 선택이었다면 오늘날 일부 Z세대에게 결혼은 ‘확실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최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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