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양수업 학생 참여 실종, AI 활용 증가 탓?
- 31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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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는 2학년 루크 존슨은 최근 교양수업에서 뚜렷한 변화를 느끼고 있다.
사회학이나 작문 수업에서 학생들이 말을 하지 않으면서, 토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자신이 더 많이 발언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존슨은 매번 배정된 읽기 자료를 빠짐없이 읽고 수업에 참여하지만 다른 학생들이 침묵할 때면 “배우고 토론할 기회를 잃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업을 흥미롭게 만들기 위해 내가 책임감을 느낀다”며 “많은 학생이 교양과목을 가볍게 여기고 과제를 소홀히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같은 문제는 피츠버그 지역 대학들의 교수들 사이에서도 공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네 곳의 대학 교수들은 학생 참여 감소와 읽기 능력 저하의 원인으로 교육 기회의 불평등으로 인한 기초 학습 격차, 표준화 시험 중심의 연방 교육정책, AI 활용 증가로 인한 읽기·쓰기 능력 약화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학생 침묵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
채텀 대학의 커뮤니케이션 교수 라이언 드수자는 질문에 아무도 답하지 않을 때 “교수로서의 능력을 의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학생 개인을 탓하지 않는다. “문제는 구조적”이라는 것이다.
드수자는 특히 2001년 제정된 ‘낙오학생 방지법(NCLB)’이 학생들의 읽기 태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 법은 학교 성과를 시험 점수로 평가하며, 학생들이 ‘정답을 맞히기 위한 읽기’에 익숙해지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대학생 세대는 이 정책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세대”라고 말했다.
드수자는 학생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신문 기사, 만화, 영상 에세이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한다. 그는 “학생 세대와 동떨어진 난해한 고전 텍스트만 고집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고전 대신 현대적이고 접근 가능한 텍스트로”
피츠버그 대학 종교학 교수 브록 발러 역시 과거 아리스토텔레스나 칸트의 고전을 주로 가르쳤지만, 최근에는 학생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현대 텍스트 중심으로 수업을 재구성했다. 예를 들어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 일부를 읽게 하는 방식이다.
발러는 학생들의 읽기 방식 변화가 반드시 부정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교수의 세심한 안내와 공동 학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학습은 혼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읽기는 과제가 아니라 경험이어야 한다”
피츠버그 대학 사회학 강사 힐러리 라자르는 학생들이 읽기를 ‘시험을 위한 의무’로 인식하게 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십 년간의 시험 중심 교육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라자르는 학생들의 준비도 차이가 개인 능력 때문이 아니라 K-12 교육 자원의 불평등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대학에 입학한 뒤에도 이 격차는 더욱 확대된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라자르는 ‘원룸 스쿨하우스 방식’을 도입했다. 초등학교 초기의 단일 교실처럼, 초급 학습자와 고급 학습자가 모두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난이도의 자료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다. <최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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