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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전문기자 칼럼]공항 줄서기 3시간, 그 끝에는 누가 있나

  • 18시간 전
  • 2분 분량

봄방학 성수기를 맞아 설레는 마음으로 공항에 도착한 미국인들이 마주한 것은 출발 게이트가 아니라, 터미널 밖 주차장까지 뻗어나간 보안검색 대기줄이었다.

지난 3월 8일 미국 주요 공항에서 최대 3시간에 달하는 보안검색 대기 시간이 발생했다.

봄방학 여행 성수기가 시작된 시점에 연방국토안보부(DHS)의 부분 셧다운으로 TSA(교통보안청) 직원이 턱없이 부족해진 탓이다. 휴스턴의 윌리엄 P. 하비 공항은 SNS를 통해 승객들에게 처음엔 일찍 도착하라고 당부하더니, 결국 출발 4~5시간 전에 공항에 와야 한다고까지 권고를 올려야 했다.

현장의 혼란은 숫자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하비 공항에서 일반 보안검색 대기 시간이 180분에 달했던 반면, TSA 프리체크(PreCheck) 이용자의 평균 대기 시간은 단 10분이었다. 같은 공항, 같은 시각, 같은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이 누리는 경험이 이토록 극단적으로 갈린다는 사실은 씁쓸한 아이러니를 남긴다.

문제의 근원은 명확하다. DHS 예산이 지난 2월 13일 만료됐고, 민주당 의원들은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요원이 미국 시민 2명을 사살한 사건 이후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운영에 제한을 두기 전까지는 DHS 예산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 사이 TSA 요원들은 '필수 인력'으로 분류돼 무급 출근을 강요받는 처지가 됐다.

TSA 요원들은 2월 28일 부분 급여 만을 받았으며, 3월 14일에는 첫 번째 완전 무급 월급날을 맞이하게 된다.

생계 압박이 커지자 결근율이 치솟았고, 이는 곧 검색대 폐쇄와 긴 줄로 이어졌다. 한 피닉스 공항의 TSA 직원 겸 노조 대표는 "이번이 6개월 사이 세 번째 셧다운"이라며 "지쳐도 너무 지쳤다"고 토로했다.

양당은 이 혼란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기 바쁘다. DHS 대변인은 이 사태가 "민주당의 정치적 농간" 때문이라고 비난하고, 민주당 원내대표 척 슈머는 "정책의 문제이지,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맞받아친다.

항공업계를 대표하는 단체 '에어라인스 포 아메리카'의 크리스 수누누 대표는 "미국의 항공 보안 인력이 정치적 협상 카드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극히 옳은 말이다. 그러나 워싱턴의 정치인들이 협상 테이블에서 공방을 벌이는 동안, 실제 대가는 엉뚱한 사람들이 치르고 있다. 봄방학을 손꼽아 기다리던 학생들, 비즈니스 출장을 떠나는 직장인들, 그리고 월급도 못 받으면서 새벽부터 검색대에 서 있는 TSA 직원들이다.

정부 셧다운은 추상적인 예산 논쟁이 아니다. 그것은 공항 복도에서 3시간을 서 있다가 비행기를 놓치는 가족들의 이야기이고, 첫 월급을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근무를 이어가야 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정치가 멈추면, 나라도 멈춘다. 그리고 그 청구서는 항상 가장 힘 없는 사람들에게 먼저 날아온다. <최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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