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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우려·비용 부담 겹치며 올 봄 미국인 여행 취소 속출

조지아주에 거주하는 여행 콘텐츠 크리에이터 카라 리처드슨(42)은 올해 3월 중순을 손꼽아 기다렸다. 남가주 오렌지카운티에서 열리는 ‘오버랜드 엑스포(Overland Expo)’에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출국을 앞둔 며칠간 연이어 쏟아진 뉴스는 그녀의 여행 의욕을 갉아먹었다. 특히 FBI가 서부 해안에 대한 이란의 잠재적 공격 가능성을 캘리포니아 당국에 경고했다는 보도를 접한 후 리처드슨은 여행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FBI는 실제로 검증된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지만 그는 “충분히 놀라서 이번에는 그냥 집에 있으려고 한다”고 USA 투데이에 말했다. 여기에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비행기 경유 사건, 공항 대기 행렬, 항공료 상승 등 여러 상황이 겹치면서 결정은 더욱 굳어졌다. 리처드슨 부부는 평소 연간 5~6회 여행을 다니지만, 이번에는 집에 머물기로 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건강 우려와 정부 규제로 여행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지만, 2026년 봄에는 상황이 보다 복합적이면서도 비슷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란 전쟁을 포함한 지정학적 긴장은 테러 및 불안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켰다. 전 국토안보부 장관 제이 존슨은 CNBC에 “이란이 테러를 지원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미국은 고도의 보안 위협 환경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여행객에게 이러한 경고는 현실적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케이트 스워스아웃(50)은 최근 뉴질랜드 가족 방문을 위해 오랜 계획을 세웠지만, 비행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크게 늘었다. 그는 “국내 여행 부분이 국제선보다 더 불안하지만, 두려움을 잠시 제쳐두고 가볼 가치가 있다고 느꼈다”면서도 “이번 비행에서는 아마 정신적으로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스워스아웃은 평생 비행 공포를 극복해 왔지만 이번에는 다시 불안이 되살아났다. 항공 전문가들은 항공 여행 위험이 여전히 낮다고 강조하지만 심리적 영향은 수치로 평가하기 어렵다. 스워스아웃은 여행 준비 과정에서 EFT(감정 자유 기법) 탭핑, 명상, TV 프로그램·영화 시청 등으로 불안을 달래고 있다. 실제로 여행을 강행하더라도 현실적 어려움이 많다. 부분적인 정부 셧다운으로 교통안전청(TSA) 인력이 부족해 공항 보안 검색대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으며, 일부 여행객은 비행 몇 시간 전부터 공항에 도착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제적 요인도 여행을 압박한다. 유가 상승으로 항공사 연료 비용이 증가하면서 항공권 가격이 오르고, 이는 여행 취소의 이유 중 하나로 작용했다. 팬데믹 이후 증가했던 여행 수요는 다시 가격 민감성으로 돌아가고 있는 양상이다. 항공 데이터 분석 업체 Cirium에 따르면 2026년 여름 유럽-미국 간 여행 예약은 지난해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가는 예약은 전년 대비 15.34% 감소했고, 미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예약은 11.19% 줄었다. 이 같은 감소폭은 연초 기록된 유럽-미국 14.22%, 미국-유럽 7.27% 대비 다소 늘어난 수치다. 여행 수요 감소와 예약 패턴 변화는 지정학적 긴장, 안전 우려, 경제적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많은 여행객들이 당분간 여행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기춘 기자>

안전 우려·비용 부담 겹치며 올 봄 미국인 여행 취소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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