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칼럼]성매매, 왜 근절되지 않을까
성매매는 흔히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 불린다. 수천 년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사회가 이를 금지하고, 처벌하고, 낙인찍었지만 완전히 사라진 적은 없다. 한국에서도 2004년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20년 이상 지났지만 성매매 범죄는 형태를 바꿔가며 지속되고 있다. 왜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일까. 범죄가 지속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수요다. 경제학적으로 수요가 존재하는 한 공급은 발생한다. 성매매 역시 마찬가지다. 사회는 오랫동안 성매매의 '공급자'인 여성을 처벌하고 단속하는데 집중해왔다. 그러나 정작 수요를 만들어내는 구매자에 대한 처벌과 인식 변화는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수요 차단'을 핵심으로 삼는 북유럽의 이른바 '노르딕 모델'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매매에 유입되는 많은 이들은 극심한 경제적 빈곤, 가정 해체, 교육 기회의 부재라는 공통된 배경을 갖는다. 자발적 선택처럼 보이는 경우에도 그 이면에는 선택지 자체가 없었던 구조적 불평등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빈곤이 해소되지 않는 한 성매매로의 유입은 끊이지 않는다. 이것은 도덕의 문제 이전에 사회 구조의 문제다. 성매매 피해자 혹은 종사자들은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탈출을 선택하기 어렵다. 신고를 해도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가족과 지인에게 알려질 것에 대한 공포, 이후의 삶에 대한 막막함이 겹쳐진다. 지원 체계가 실질적이지 않으면 법은 보호막이 아니라 또 다른 억압 도구가 될 수 있다. 피해자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구조는 범죄를 은폐하고 지속시킨다. 성에 대한 사회의 태도는 여전히 이중적이다. 성적 소비를 조장하는 문화와 미디어는 용인하면서 그 결과물인 성매매는 금기시한다. 성을 상품화하는 광고와 콘텐츠는 범람하지만, 그것이 성매매 수요와 무관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사회가 보내는 모순된 메시지 자체가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장벽이다. 성매매 범죄의 근절은 단순히 법 집행을 강화하는 것으로는 달성될 수 없다. 수요를 차단하는 인식의 변화,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실질적 지원,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는 수사 역량, 피해자가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촘촘한 사회 안전망. 이 모든 것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범죄는 사회의 거울이다. 성매매가 끊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 사회가 아직 직시하지 못한 무언가가 있다는 신호다. <곽성욱 기자>


